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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야 (Badland Hunters)

    세계관

    영화 '황야(Badland Hunters)'는 2023년 400만 관객을 흥행했던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차기작이자 세계관을 공유하는 영화로 넷플릭스에 단독 공개되었습니다. 세상이 멸망하는 장면과 유일한 유토피아로 묘사되는 '황궁 아파트'가 다시 한번 등장합니다. 하지만 건물의 형태만 같은 뿐입니다. 영화의 기획 자체는 마동석 배우를 고려해서 시나리오가 작성되었으며, 허명행 감독과 같이 이 영화를 만들고 싶어 마동석 배우가 직접 기획에 참여했습니다. 무술 감독 출신인 허명행 감독과 통쾌한 액션이 인상적인 배우 마동석의 경험과 새로운 도전으로 만들어낸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후속작이라 볼 수 없지만 세계관이 같아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후속작으로 마케팅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차갑고 묵직한 분위기, 밀도가 높은 심리와 인간의 생존욕구가 있는 극적인 상황에서의 공감과 몰입감을 자아내 호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영화 '황야'에서는 이런 아포칼립스란 세계관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나오는 황궁 아파트는 풍부한 자원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위를 막아줄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어 황궁 아파트는 모든 생존자들의 표적이 됩니다. 하지만 영화 '황야'에서는 이런 아파트가 존재해도 생존자들이 아파트를 탐내지 않습니다. '남산'을 연기한 배우 마동석도 이런 곳이 있는지조차 모릅니다. 영화 '황야'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모두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가 없는 오직 선한 마음과 정의감만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처럼 표현됩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같은 아포칼립스 장르가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세계관 자체가 주는 호기심 때문이 아닙니다. 아직 겪어보지 않은 세상에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 만들기 때문입니다. 생존을 위해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신의 모습과 대조하며 때론 공감하고, 분노하고, 몰입합니다. 그래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 상황 속에서 다양한 선택을 하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어떤 누구도 악인이라 비난할 수 없는 세계관입니다.

     

    등장인물 비교 (최종 빌런)

    영화 '황야'에서 등장인물의 설정이나 서사는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식량이나 물이 부족해 보이지만 갈등까지 생기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결핍이 만들어낸 절박한 상황도 없습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재난상황에 적응해서 편안해 보입니다. 큼지막한 고깃덩어리가 땅에 떨어져도 누구 하나도 눈길을 주거나 달려들지도 않습니다. 도적들이 나타나 위협을 주지만 생존을 위해 약탈하는 극악무도함은 없습니다. 오히려 어디에나 볼 수 있는 양아치처럼 묘사됩니다. 그렇다고 과학자이자 빌런인 '양기숙'이 위협적인 인물인 것도 아닙니다. 멸망한 세계 속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의사인 '양기수'는 자신에게 의지하는 마음을 이용해 아파트의 풍부한 자원을 독식합니다. 심지어 양기수는 아파트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립니다. 마치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영탁'을 연기한 배우 '이병헌'씨와 비슷한 역할입니다. 하지만 양기수의 설정에 상당히 허점이 많습니다. 아무리 아파트의 리더가 되었다고 해도 재난상황 속에서 리더의 자리는 항상 위협받습니다. 그래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영탁'은 리더가 된 후에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합니다. 영탁은 먼저 나서서 식량을 찾으러 다닙니다.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당근과 채찍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주민들을 위협하는 존재가 나타나면 강압적인 카리스마로 사태를 진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주민의 생존권만큼은 절대로 침해하지 않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영탁'은 열심히 리더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래서 아파트의 주민들이 그를 리더로서 인정합니다. 하지만 영화 '황야'의 빌런인 '양기수'는 리더로서 어떤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양기수는 완전히 신과 같은 대상으로 묘사됩니다. 혼자 방에 틀어박혀 실험만 하고 주민들을 노예처럼 부려도 아무도 불만을 갖지 않습니다. 이렇듯 영화 '황야'의 빌런인 양기수의 서사나 설정이 약하다 보니 마지막에 극적인 연출은 없었습니다. 영화 '황야'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관객을 공감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만큼 영화를 몰입하고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액션

    영화의 색감과 연출은 '매드맥스'와 비슷합니다. 배우 마동석씨가 연기한 '남산'의 재치 있는 입담과 총과 주먹을 번갈아가며 적과 싸우는 모습은 마치 액션영화 '존윅' 시리즈를 보는 것 같습니다. 액션 자체를 영화 '존윅'을 많이 참고한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영화 '존윅'과 비교를 하게 되지만, 액션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영화 '존윅'에서는 어떻게 적을 제압하는지 동작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이런 동작들을 관객들이 놓치지 않게 카메라가 많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편안하게 정확하고 숨 막히는 액션을 즐길 수 있습니다. 반면에 영화 '황야'는 동작의 정확도를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영화 '존윅'처럼 다양한 무기들을 활용하지만 카메라가 너무 많이 흔들려서 실제 타격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들은 몰입감이 생기기보다는 어지럽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시각적인 연출과 세계관이 풍기는 분위기는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욕구와 심리를 강조한 콘크리트 유토피아 같은 작품은 아니지만 한 편의 킬링타임으로 액션영화를 보고 싶다면 영화 '황야'는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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